그리고 환경보호에 신경쓰시는 모습도 매우 좋았습니다

dry snorkel in OnBird snorkeling experience

스노클링 자체에 대한 리뷰부터 가겠습니다
저희는 오후 시간대에 홍콩 3분, 일본인 1분, 저희 가족 3명(4명 중 아파서 1명 빠짐/전날 취소는 안되니 취소하실 거면 미리 말씀드리길!) 총 7명이 참여를 했습니다. 픽업 버스에서부터 함께한 James 강사님은 영어를 유창하게 할 줄 알았고 형님, 누님, 선생님을 언제 써야 하는지 아는 한국어 소양에 중국어까지 좀 치시기 때문에 영어를 못한다고 해서 스노클링에 문제 될 것은 없었습니다. 항구에서 만난 John 강사님까지 2분의 강사님과 2분(이었던 걸로 기억)의 스태프와 함께 연습을 포함해 3군데 스팟을 도는 투어를 진행했습니다.

처음 30분 정도는 깊지 않은 연안에서 장비 착용 상태를 확인하고, 장비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물고기와 산호초를 위해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에 대해 간단하게 배웁니다. 물이 얕고, 구명조끼도 입고 진행하기 때문에 걱정하실 것은 없습니다.
2번째 스팟에서는 60분 동안 있게 되는데 역시 시작 전에 배에서 안전하게 뛰어내리는 법을 배우고 풍덩하게 됩니다. 처음 바닷속에 들이가면 수면 위에서 보던 것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끝없이 펼쳐진 산호초에 햇살이 물결대로 비치는 공간과 눈을 마주치니 절로 웃음이 나더라고요. 스노클링 경험이 적지만 뉴스에서 봤던 황폐해진 곳들에 비하면 산호초 보전이 정말 잘 된 곳인 걸 들어가자마자 알 수 있었습니다. 버섯처럼 생긴 산호가 제 침대보다 커서 누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있었을 정도니까요.
이런 별천지를 구명조끼를 입은 채로 둥둥 떠서 보는 것도 아름다웠지만, 구명조끼 없이 자유로움을 느끼면서 보는 것과는 비할 바가 안됩니다. 사람들이 왜 수중스포츠를 즐기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하는 저는 수영을 아예 못합니다. 중간에 James가 와서 살려줄 테니ㅋㅋㅋㅋ 구명조끼를 벗어보라고 해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벗어 던졌는데 오리발 때문에 생각보다 잘 뜨더라구요? 수영 못하시는 분들은 꼭 물에서 자유로이 움직이는 느낌을 느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게 도와준 덕분에 푸꾸옥을 더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3번째 스팟에서도 60분 동안 있게 되는데 이미 체력이 고갈되셨다면 배에 남아계셔도 되고 입수했다가 배에 일찍 합류해도 됩니다. 저는 3번째부터는 스노클링도 재밌지만 잠수하는 방법이 궁금해져서 John과 James에게 번갈아 가면서 잠수를 배웠습니다. 두 분 다 쉽게 꿈틀거리면서 내려가는데 저는 쉽게 되지 않더라구요. 뉴비인 저를 감내하고 가르쳐 주신 덕분에 3번째 스팟에서 떠나기 직전에는 5m까지 내려갔다가 30초 숨을 참고 나왔습니다(이 사실은 자신의 다이빙 워치를 빌려준 James 덕에 알 수 있었습니다. 기꺼이 자신의 장비마저 내어준 James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현금이라도 가져왔으면 팁이라도 드릴 수 있었을텐데 아무것도 없어서 못 드린 게 너무 아쉽네요). 사실 별거 아닐수도 있는데 John과 James 모두 제 일처럼 기뻐해줘서 정말 뿌듯하더라구요. 작은 점에도 친절이 묻어있는 고마운 분들 덕분에 더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4번째 들리는 곳은 그냥 쉬는 곳입니다. 3만동 짜리 샤워는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때에 따라 다르다고 들었는데 저희는 1인당 음료 1잔과, 1~2인당 망고 1접시를 받았습니다. 향도 좋고 달아서 맛있었습니다. 영어를 못하시더라도 스노클링을 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안되지만, 이 시간만큼은 영어를 쪼끔이라도 할 줄 알아서 다행이라고 느꼈습니다. 각지에서 놀러 온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건 여행이 주는 묘미니까요. 프리다이빙은 흘러가는 물결을 느끼고 힘을 뺀 상태로 지금 상태를 느끼는 것이라고 말할 때 도쿄에서 요가 강사로 일하고 계신다는 분께서도 명상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공감하는 귀한 대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마지막 잠수에서 분투하지 않고 침착하게 알아차렸을 때 성공했던지라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습니다. 명상에 이르는 또 다른 방법을 알게 되어 어디에나 배울 점이 있는 사람들이 있구나를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여정을 마치면 바다위로 노을이 지는 걸 바라보면서 항구로 돌아오게 됩니다. 픽업의 역순으로 다시 데려다주시고 저희처럼 사진 서비스를 택했으면 현금을 내는 것으로 일정이 마무리됩니다. 멋진 하루였습니다.
*여유가 되신다면 30만동 짜리 사진 서비스는 신청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방수팩 챙겨와서 찍어도 좋지만 찍어야 되겠다는 압박을 느끼지 않고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어요. 놀고 있다보면 어느새 오셔서 고프로로 찍어주시는데 원샷을 하도 많이 찍어주셔서 포즈 생각하느라 힘들었네요. 열심히 잠수해가면서 사진을 찍어준 John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나중에 사진 공유는 구글 드라이브로 해줍니다.

사전 안내 과정
사전 안내는 영어로 이루어지지만 대인공지능의 시대에는 그냥 번역기 돌리면 된다. 먼저 2주 전쯤에 인적사항, 시력, 지병, 일정에 관한 문의가 옵니다. 여기에 답을 하면 친절하게 어떤 식으로 준비가 될 것이고 스노클링에 안내사항과 대충 예상되는 시간대를 말해주십니다. 전전날에는 날씨에 따른 시야를 안내해 주셔서 대충 어느정도 보일 지 감을 잡게 해줄 안내 메세지를 주십니다. 당연히 픽업 확정을 위한 메세지도 오고요. 여기까지 번역기와 함께한다면 스노클링을 하러 갈 준비는 끝납니다!

총평
소수 정예라 가격은 좀 있지만 오후 내내 진행한다는 점, 멋진 스팟을 골라서 보여준다는 점, 놀랍도록 친절한 강사분들과, 꼼꼼한 사전 안내 과정까지 정말 훌륭한 투어였습니다. 무엇보다 산호초를 보호하려는 태도가 돋보여서 정말 보기 좋았는데 물고기 밥을 주지 말라고, 산호초를 만지지 말라고 교육도 할뿐더러 투어가 끝나고도 찍는 사진의 위치 정보가 드러나지 않도록 당부하는 모습에서 환경을 보전하려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다음 사람도 그다음 사람도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도록 노력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한국인 분들이 긍정적인 경험을 남겨주고 가셔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Onbird와 함께한 경험들 속에서 다정함을 느낄 수 있었고 당연히 더할 나위 없이 강추합니다. 친절이 돌고 돌아 바닷속에도 깃드는 경험을 하시기를 바랍니다.

리뷰 읽기

투어 중 찍은 사진들